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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엔브렐 처방 이후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고통으로부터 거의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해부터 왼쪽 발목이 메롱메롱하더니 기어이 사단을 냈다.
왼쪽 발목을 제외한 다른 관절은 주사 주기에 관계없이 거의 속썩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왼쪽 발목도 현재 강직성 척추염의 진행에 따른 증상이라기보단, 예전에 한참 아프던 때에 관절 변형이 생긴 탓이 아닐까 싶다.
엔브렐이 의보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되기 전 MTX 등으로 대응하던 때 염증이 심했던 자리가 결국은 수년의 시간을 두고 누적된 무리로 맛이 간 모양이다.

류마티스 내과 의사의 소견이 정형외과 진료를 보자는 것이었고, 정형외과 의견으로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 원래 평발인 발바닥 아치가 더 플랫해졌고 오른쪽 발목과 비교할 때 바깥쪽으로 돌아가 변형이 생겼으며 발목 안쪽 힘줄이 더 이상 힘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뼈조각을 발 외측 관절 사이에 삽입해 바깥쪽으로 돌아간 발목이 다시 안쪽으로 교정되도록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약간의 아치가 회복될 것이며 문제의 힘줄은 절개하고 손상 정도에 따라 발가락쪽 힘줄을 끌어다 묶는 방식으로 수술을 한다고.

회사에 3개월 병가를 냈고, 5월 16일 수술을 받았다.




1.

수술은 의도했던 대로 되었다 하고, 2주 하고 며칠만에 퇴원.
통깁스도 통깁스려니와, 수술한 자리의 뼈들이 붙고 자리를 잡을 때가진 발을 절대로 디뎌선 안된다 하여 집에서는 바퀴달린 효도의자 타고 다니는 칩거 생활 시작.




2.

근골격계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3.

아들 걱정에 반찬거리 조달하는 모친의 정성이야 백번 감사해도 모자랄 일이건만, 정작 얼굴을 마주하면 매일같이 성질부리고 싸우게 된다.
밥먹는다는 것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의 하늘과 땅같은 차이가 빚어내는.
요컨대 모친 보기엔 당최 잘 먹어야 얼른 건강해질 것을 도통 아들놈의 먹성과 그 양이 성에 차지 않는 것이요, 아들 생각엔 뭘 어떻게 먹든 필요한 칼로리와 영양소만 얻으면 그만일뿐 그 이상의 호들갑이 귀찮은 것인데, 그 괴리에서 오는 참으로 불필요한 말싸움과 스트레스가 제법 상당했다.
잘 먹지 않는 아들에 대한 불만이 잘 해먹이지 못하는 며느리에 대한 핍박으로 이어지는 것도 당연한 수순.




4.

결국 정신건강의 훼손은 적당히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외부자극이 결핍되는 데서 시작하는 듯. 두다리가 멀쩡할 때야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가거나 마음이 멀리하는 곳을 피하면 그만이니 별 문제될게 없었으나, 내 의지대로 가고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우울증과 패닉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5.

칩거하는 동안 훑거나 감상하거나 소일거리 삼았던 것들.

BBC 셜록
빅뱅이론
집시의 시간
야곱의 사다리
디스트릭트9
용의자 X의 헌신
7년의 밤
창가의 토토
안티조선운동사
만들어진 한국사
문재인의 운명
정재승/진중권 크로스
십자군 이야기
총,균,쇠
딴지 라디오 나는 꼼수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엔하위키
우분투

그리고, 11번가..




6.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출근 시작.
아직은 목발이 필요하고 차를 끌고 출퇴근 하는 수준이지만 추석 지나고 발목에 힘 좀 붙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 금방 좋아지겠거니.




7.

나중에.
올해 여름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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