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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4
    진중권 vs 디씨영갤러들 8




국민일보 쿠키뉴스에서 주최한 맞장토론, '디워를 보는 우리의 모습과 시각' 을 보고..


1. 디씨인사이드

디씨인사이드(이하 디씨)는 대개 막장으로 통한다.
하나의 글을 읽는 중에도 그 글이 이미 다음 페이지로 휙휙 넘어갈 정도로 많은 글이 올라오고, 그래서 댓글을 달아도 지속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대개의 글은 어떤 사유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언어배설에 가깝고, 자칫 디씨의 생리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낚시글에 걸려 퍼덕거리기 쉬운, 그런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음은, 이른바 그 찌질거림 속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왔을 뿐더러, 최근 몇년간의 주요한 몇몇 이슈들에 대해 먼저 오프라인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간혹 등장하는 개념글-디씨인 스스로도 인정해주는-이 보여주는 그 내공의 만만찮음과 개념글을 개념글로 알아보는 그 안목 때문 아닐까.

그렇기에 막장이라는 천대를 받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여러 찌라시 기자들에겐 영감의 원천이고 기사의 소스이며, 이번 토론회처럼 '누리꾼'을 대표하는 선수를 추출하기 위한 표본집단이 되기도 한다.


2. 진중권

나는 진중권이라는 인물을 '미학 오딧세이'와 '호모 코레아니쿠스', 안티조선, 지승호의 인터뷰, 그리고 최근의 '100분 토론'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이런저런 것들을 종합해서 판단하건대, 진중권은 상식적인 사람이다.
이건 뭐 논리가 옳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의 발언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는 진중권이 마냥 못마땅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죽했으면 반박할 꺼리를 찾지 못해 그 태도를 붙잡고 늘어질까.

지난번 100분 토론과 이번 맞장토론의 모습을 보면 진중권은 마치 토론 자체로 어떤 종류의 미학을 실현하려는 듯 하다.
그가 언급한 일부 네티즌의 패거리 문화와 패악질을 100분 토론 후 그의 블로그에 온전히 재현하였고, 이번 맞장 토론을 통해서는 블로그 대문에 언급했던 '아그들'이 정말 초딩 수준임을 적나라하게 까발렸다.

아무래도 진중권은 그가 구사할 수 있는 모든 매체-인터넷, 블로그, TV, 라디오 등-을 통해서 모종의 대위법을 꾸미는 듯하다. 껄껄.


3. 패널 선정의 캐안습

이뭐병.
이건 수준 미달 정도를 넘어서 정말이지 안구에 쓰나미 작렬이다.
개념도 없고, 말빨도 없고, 게다가 토론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에티켓조차 갖추질 못했다.
엄연히 교수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을 공개석상에서 ㅇㅇㅇ씨라고 부르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디씨, 특히 영갤러들은 그동안 몇몇 개념글들에 의해 그 찌질함이 일종의 위악으로 간주 내지 보호되어왔다.
이번 토론에 나온 패널들이 영갤을 대표한다면 그것은 그 찌질한 본질이 까발려진 것에 다름 아니며, 진짜 고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따로 있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현실 도피적이고 키보도 지향적인 이미지 형성으로만 이어질 뿐이다.

디씨영갤이 그토록 개무시 해온 '듀게'에서도 이제는 대놓고 영갤러들을 쓰레기 취급할 듯하다.


4. 다시 '디워'로

이번주 필름2.0 (no.349) 에서 김영진 편집위원이 '디워'에 대해 다시 한마디를 했다.
" ... <디워>가 B영화의 해방감을 준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한국에서 이영화는 블록버스터로 소비됐다. 나쁜것은 나쁘다고 일단 말해야 한다. 그걸 인정하고 나서 상황을 바라봐도 늦지 않다. 이 지점에서 <디워>지지자들은 한국의 영화문화에 상당히 극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결국 나쁜걸 나쁘다고 말한 걸 가지고 생긴 시비 아닌가.
그럼 나쁘지 않다는 얘기를 하면 될 것을..

나는 얼마전 100분 토론을 통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
진중권이 유식한 척해서 기분이 나빴던가? 소위 먹물이 잘난 척해서 배알이 뒤틀렸던가?
오호,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지.. 난 오히려 몰랐던 걸 알게 돼서 나름 기분이 좋았더랬다.
누군가 '디워'에서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어떤 아름다움 내지 재미를 찾아 설명해준다면 나는 그에 대해서도 기분좋게 무언가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아직까지 '디워'가 좋은 이유를 설명하는 깔쌈한 글을 읽어보질 못했다.






세줄요약

1. 허접한 패널들이 나와서
2. 진중권한테 발리고
3. 디씨는 진짜 막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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