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분류 전체보기 (40)

RECENT ARTICLE

RECENT COMMENT

ARCHIVE

LINK



  1. 2010.08.02
    조직의 재발견 - 우석훈 1





조직의 재발견 : 한국 자본주의와 기업이 빠진 조직의 덫 / 우석훈 지음. -- 서울 : 개마고원, 2008



읽고 난 감상은..
늘 뭔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모순들이 제법 명쾌하게 정리되는 느낌.
다 공감하진 못하더라도.


------------------------------------------------------------------------------------------------------

지금 다니는 회사의 지금 부서에는 상조회라는 비공식 조직이 있고, 부서원들로부터 매월 직급별로 1~3만원 가량을 추렴하여 각종 경조사 및 회식 지원에 지출한다. 관례적으로 임기는 1년이고 매년 망년회 자리에서 특별한 선출/임명 절차 없이 얼렁뚱땅 등떠밀리는 식이나 거수 등 그때그때 편한 방식으로 정하게 된다.

회사는 내가 사원이던 무렵의 언젠가부터 GWP(Great Work Place) 라는 것을 도입하여 매해 10월 쯤 정기적으로 부서별 index를 조사하고 있다. 직역하자면 일하기 좋은 직장 정도가 되는데 통상 높고 꾸준한 업무 강도를 요구하는 부서일수록 그 점수가 현저히 낮게 마련이다. 그 조사 결과가 어떤 식으로 이용되는지는 알지 못하나, 제도 도입 이후 각 부서에는 GWP 활동을 위한 전담 보직이 만들어졌고, 대개 그해 상조 조직의 회장이 GWP 담당을 겸직하게 된다.

말이 전담이지 실제로는 원래 하던 업무를 고대로 다 하면서 거기에 더해 회식 장소 챙기고, 조직력 강화 행사 기획하고, 부서원들의 불만 요소를 찾아 제거하여 궁극적으로는 GWP index를 향상시켜야 하는 게 그 사람에게 더해지는 업무목표이다.

사내에서 아니 적어도 부서내에서조차 그 어떤 행정적/인사적 권한 없이 그저 각종 행사의 실무 진행만으로 뭔지 모를 그 스트레스와 불만을 제거하고 GWP index의 향상을 꾀하라는 지시 혹은 발상 자체도 우습거니와 이게 담당자를 하나 둠으로써 해결될 성질의 것인가에 고민이 미치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우리부서의 상조회장 겸 GWP 담당은 나다.  ㅜ.ㅡ

지금은 상무가 된 그 상무가 지금 부서의 부서장이던 시절, 이게 혹시 다면평가 관점에서 과락 사유가 될지도 모르니 아예 좋은 점수를 줘서 임원진급을 시켜 보내버리자는 모종의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그 해를 제외하고, 우리 부서는 늘 팀 내 최하위권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상은 GWP index 가 낮다는 것.
미션은 그걸 끌어올리자는 거.

GWP 업무를 떠나 내가 볼때 문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일단 하나는 GWP index 결과 자체가 보여주는 회사/상사를 향한 불만의 내용들이며
그보다 더 심각한 다른 하나는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상사는 뭘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다는 점.

말로는 창의적인 생각을 독려하면서 실제로는 일사분란함과 획일성을 최고로 치고, 매사 소통이 잘되어야 한다고 주절대면서 막상 예스맨이 아니면 곧 네거티브가 되는 이런 조직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만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것이길래 GWP 응답 결과는 그렇게 나오는 것일까.

우석훈 박사의 '조직의 재발견' 내에 기술된 내용으로 이 부서를 해석하자면 이런거 아닐까.

회사/상사는 일방적 업무지시와 신속한 이행에 익숙하다.
이에 거부감이나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예스맨류(類)가 있다.
이와 대비대는 네거티브군(群)도 있다.
고과의 배분이 상관관계를 갖는다.
조직 내에 라인이 형성된다.
조직 내에서 공공연하게 정글, 서바이벌 등의 용어를 통해 내부경쟁을 암시한다.
나는 회사에 필요한 사람, 중요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야근 등의 의태(疑態)가 생존을 위한 개인전략으로 채택되고,
그 결과 정보/기술 공유에 인색해지고 비밀리에 이직/전사공모 등을 준비한다.
회사/부서의 주요한 결정들은 예스맨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창의니 혁신이니 하는 것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

적어도 지금 있는 조직은 그렇게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 중이다.















And